나는 당신 손을 잡고 달빛을 따라, 바람이 부는 곳으로 걷다가, 걷다가 / 잡은 손을 놓고 서 있습니다 / 내내 활짝 피어 있을 것만 같았던 꽃들이 울고 있었습니다 / 아는 눈물입니다 / 당신이 어디에 있었든 당신이 걷던 길은 다 내게 오는 길이었습니다 / 어느 결에라도 나란히 걷는 순간이 한 번쯤 온다면 / 그거면 되었다 싶습니다 …
더운 여름, 오컬트 영화를 보며 더위를 식히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넷플릭스를 열고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면 영화 보는 만큼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영화들 사이 흔한 주제 중 하나가 재미로 영을 불러왔다가 사실은 무시무시한 악령을 불러온다는 이야기다. 보통 제대로 돌려보내는 것을 잊고 그로 인하여 무서운 일들이 벌어진다. …
1990년대는 우리에게는 ‘세계화 담론’이나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로 기억되고 있지만, 서양에서는 이미 ‘지구’ 담론이 대두하고 있었다. ‘지구의 위기’나 ‘지구적 위험’과 같이 ‘지구’가 인문・사회학적 연구의 주제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상의 학문을 우리는 ‘지구인문학’이라고 부르고 있다. …
요즘 핫한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Forecasting Love & Weather)에는 웬걸, ‘결혼’이란 주제가 수도 없이 변주된다. 결혼이란 누군가에겐 이젠 진부하기 짝이 없는 낱말인데도? 그래도 작가는 집요하게 결혼과 파혼, 이혼, 비혼이란 혼인 상황에 날씨를 연결해 서사를 전개한다. …
앞에서 [동경대전]<포덕문>의 “춘추질대 사시성쇠”는 진화의 순환이라 했다. 진화는 발전의 뜻이 아니라 생명의 전개라는 점도 밝혔다. 굳이 ‘진화적 순환’이라 한 것은 순환이 단순 반복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마다 진달래꽃이 피어도 그 꽃은 지난해의 그 꽃이 아니다. 모든 종(種)들은 장구한 시간의 생로병사를 겪으며 다른 것으로 전환한다. 그런 뜻에서 종말은 피할 수 없는 자연필연이다. 인간의 문명도 사시성쇠가 있어 종말은 불가피하다. 우리 한민족의 홍산문명, 중국의 황하문명, 수메르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나일강문명, 인더스문명, 잉카문명, 마야문명 모두 종말을 고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고 새로운 다른 문명이 들어섰다. 종말은 새로운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