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에서 종종 소개했던 Farnam Street는 생각과 판단, 의사결정 등의 주제를 다루는 곳입니다. 이곳의 콘텐츠를 읽으면 제가 미처 몰랐던 새로운 관점들을 접하고, 자극을 받곤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의사결정해야할지 힌트를 얻기도 하고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어리석음(stupidity)에 대해 얘기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어리석음은 똑똑함(intelligence)의 반댓말도 아니고, 지식이나 경험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 어떤 특성도 아닙니다. 오히려 아무리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더라도 인간의 본질적 한계 때문에 빠질 수밖에 없는 함정 같은 것입니다.
몇 가지 기억할 만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면:
- 어리석음이란, 눈에 띄게 중요한 정보를 간과하거나 일축해 버리는 것이다. (Stupidity is overlooking or dismissing conspicuously crucial information.)
- 서두르게 되는 상황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하지 말자. 서두를 때 인간의 사고능력은 크게 저하된다.
- 피곤하거나 아프거나 긴장한 상태에서도 마찬가지다.
- 평소와 다른 환경에 놓였을 때도 마찬가지다. 의사결정 퀄리티는 상황의 지배를 받는다.
- 체크리스트가 모든 문제를 막아주지는 않는다. 약 6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상 최악의 항공 사고(활주로에서 두 비행기가 택싱모드에서 충돌함)에서도 체크리스트는 있었다. 이 때 파일럿이 충돌 직전까지 했던 행동은 서둘러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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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미루는 버릇(Procrastination)은 이 뉴스레터에 반복해서 등장한 주제입니다. (이 레터를 꾸준히 읽은 분이라면 이제는 눈치채셨을 겁니다. 제가 얼마나 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인지...)
Fogg 행동 모형(Fogg Behavior Model)은 인간은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트리거(Trigger, 혹은 Prompt) 세 가지 요소에 의해 행동을 한다고 말합니다. 보통 온라인 프로덕트를 만들고 마케팅할 때 적용되는 모형인데, 이 글에서는 일 미루는 버릇을 극복하는 데 이 모형을 활용해 보라고 합니다.
1. 동기(Motivation)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업무를 하는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이유를 가져다 붙입니다. 그럼으로써 '왜'를 상기시키며 스스로를 동기부여 하는 거죠.
2. 능력(Ability)을 높이기 위해서는, 업무를 작은 단계로 쪼개서 하나하나를 수행하기 쉽게 만듭니다. 그리고 데드라인부터 먼저 정해 놓고, 거기서부터 거꾸로 일정을 계획해 봅니다.
3. 트리거(Trigger, Prompt)를 위해서는, 일하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를 트리거로 삼습니다. 5분에서 15분 정도 시간을 내서 어떤 일을 할지 결정합니다. 혹은 캘린더에 미리 일정을 집어 넣습니다.
물론 이런 내용을 숙지하더라도 일 미루는 버릇은 계속 머리를 드러낼 겁니다. 그럴 땐 자학하기보다는 TED에서 제일 재미있는 발표인 '할 일을 미루는 사람의 심리'를 보고 웃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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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단호함(Assertiveness), 혹은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팀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리더라면 더더욱 쉽게 휩쓸리지 않는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고 단호하게 팀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그 아이디어가 무사히 실행까지 옮겨질 수 있도록 방어해야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단호한 사람이 틀린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그 방어 능력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단호함이 지나치면 리더가 방어적인 태도(defensiveness)를 보이게 될 수 있고, 그 결과 팀이 침묵하게 되기도 하고요. 리더 입장에서는 '나는 제안을 했을 뿐이야'라고 생각하지만, 팀 입장에서는 단호한 제안은 곧 명령으로 보일 테니까요.
그래서 Dave Bailey는 리더들은 팀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단호한 리더가 사용해 볼 만한 방법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1) 질문 반사(question reflex): 팀원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혹은 팀원이 틀렸다고 느낄 때, 더 강하게 주장하기보다는 질문을 통해 이해하기.
2) 균형 잡기(Aim for balance): 모든 사람이 말하도록 하기. 특히 대화를 독차지하는 사람이 있는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이 있는지 잘 살펴 보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을 대화에 참여시키기.
3) 일반화 피하기(Avoid generalization): 단호한 사람은 더 자주 일반화합니다. 내가 일반화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면 잠깐 멈추고, 어떻게 다시 구체적인 사안으로 돌아가서 대화할지 생각합니다.
혹시 단호하지 못해서 고민인 분이 계신가요? 그런 분들을 위한 세 가지 팁도 본문에 있으니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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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업은 빠른 속도로 큰 성과를 내는가 하면, 또 어떤 사업은 결과를 얻는 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단시일 내에 큰 성과를 내는 팀을 보면 놀라운 마음이고, 오랜 시간을 버티고 버텨서 결국 성과를 내는 팀을 보면 존경과 함께 '나도 존버해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가끔 이런 생각도 듭니다. '과연 지금 내가 실행하고 있는 아이디어는 존버할 가치가 있는 걸까? 이 아이디어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인(not yet) 아이디어일까, 아니면 영영 결과가 나오지 않을(never) 아이디어일까? 만약 이 아이디어가 영영 결과가 나오지 않을 아이디어라면, 내가 쏟는 시간과 노력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시기에는 특히 이런 생각이 많아지곤 합니다.
요즘 들어 정리한 결론은 이겁니다. '존버하자. 하지만 잘 안 되는 것에 너무 천착하지 말고, 잘 되는 것을 찾자. 잘 되는 것을 찾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계속해서 탐색하며 여러 시도를 하자. 설사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치열하게 일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거다.'
이 글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찾고 있는 중이라면, 낙담하지 마세요. 좋은 사업 아이디어는 종종 당신이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중간에 저절로 나타나곤 합니다. 탐색을 멈추지 말고, 깨어 있으세요! (If you're on the hunt for a good idea, don't be discouraged. Good ideas often reveal themselves when you're in the midst of doing something else. Keep exploring and be alert!)" 짧은 글이지만, 저에게 용기를 주는 글이라 여러분께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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